픽토그램
by JAE IL HAN
픽토그램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많은 국가가 밀접한 유럽 대륙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왕래가 잦은 이들에게 이곳이 화장실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여러개의 언어로 쓰여져야 했던 것이죠. 이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픽토그램이 고안되었다고 합니다. 국제공항에 나가봐도 이런 픽토그램이 얼마나 유용한지는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가 다르고 생활 습관이 다른 여러 국가의 사람들을 단 번에 이해시킬 수 있는 픽토그램을 디자인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생활 환경이라는 것이 급변하는 요즘에는 픽토그램도 진화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수 없죠.
신촌역이 새롭게 지어졌습니다. 거대한 쇼핑몰과 함께 말이죠. 물론 정겨운 간이역사는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그곳 에스컬레이터에서 발견한 픽토그램 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서서갈 사람과 걸어갈 사람의 자리가 분리되었죠.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움직이지 않으면 안될 그런 세상에 살고 있나봅니다. 그런 픽토그램도 요즘에는 지하철역에서 자주 보곤 합니다. 첫 번째 픽토그램에서는 그런 안내는 없는 것 같군요. 손잡이를 잡아라. 발을 조심하라.. 정도가 보입니다.
두 번째 픽토그램이 제가 이 사진을 찍게 만든 이유였습니다. 저는 처음보는데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지하철이나 백화점에서야 애완견 들고 다닐 일이 없으니 이런 픽토그램을 볼 일도 없겠죠. 애완견을 안고 타라는 내용의 픽토그램. 변화하는 우리의 생활상을 잘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 픽토그램은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와 동승하는 경우 부모가 뒤에 서서 아이의 손을 잡아주라는 얘기죠. 물론 부모는 꼭 손잡이를 잡으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부모와 아이가 나란히 서서 손을 꼭잡고 있는 모습이었죠. 이런 픽토그램이 나온데는 두 가지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옆에 서서 데리고 가도 위험하다와 앞서 말한 걸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한 줄로 서서가는 이유 때문이겠죠.
픽토그램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일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화장실을 의미하는 픽토그램 만큼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화장실에서의 배변행위를 묘사하는 것도 더 어려운 일이겠지만 말이죠. 옆의 사진은 제가 일하는 회사의 방 문입니다. 그런데 왠 남자 화장실 픽토그램이냐구요? 사진에서는 남자만 존재하잖아요. 이 방에는 남자 3명이서 일을 하고 있답니다. 보여지는 것 만으로는 틀린 것이 없는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버스를 탈 때마다 제 신경을 건드리는 픽토그램 하나를 소개합니다. 임산부, 노약자 그리고 환자들을 위한 자리이니 양보하라는 의미겠죠. 이미지의 조악함이 우선 신경쓰입니다. 디자이너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것 같군요. 이들을 위한 자리라는 의미와 양보하자는 의미가 잘 들어간 그런 픽토그램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게 뭐가 있냐구요? 글쎄요. 한 번 버스에 앉아 집에가는 동안 그려볼까요?